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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도서관의 어린이봉사
1. 어린이봉사의 정의
2. 일본 어린이봉사의 사례
1) 공공도서관의 어린이봉사
2) 어린이 전문도서관
3) 어린이문고
3. 일본 이외의 어린이봉사
1) 미국
2) 프랑스
3) 싱가폴
4) 인도
4. 맺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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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린이봉사의 정의
공공도서관은 대표적인 사회교육기관, 또는 평생교육기관이다. 그래서 공공도서관은 어린이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다. 이렇게 우리 모두는 공공도서관을 이용할 권리가 있으나 우리의 실정은 가까이 할 도서관이 부족하고 따라서 도서관 이용에도 서툴다. 하루 빨리 동네마다 도서관이 있어서 어른 뿐 아니라 어린이들이 쉽게 도서관을 찾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공공도서관봉사는 크게 성인봉사와 어린이봉사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어린이봉사가 성인봉사보다 덜 중요하게 여겨져서도 안 되며 봉사나 장서의 범위에서도 가볍게 취급되어서도 안 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성인봉사보다도 어린이봉사가 더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다. 어른들은 자기가 원하는 자료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요구할 수 있으나 어린이들은 그렇지 못하므로, 어린이자료의 장서구성이 더욱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어린이봉사를 담당하고 있는 사서는 어린이들의 요구가 막연하므로 자신들이 알아서 어린이를 위해 바람직한 장서구성을 해야만 하고, 또 자신들의 독서경험을 통해서 어린이들을 책 속으로 끌어들여야만 한다. 어린이 담당사서는 어린이들을 책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자석과 같은 특별한 프로그램을 고안하여 어린이들을 책이나 도서관으로 끌어들이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도서관에서의 어린이봉사란 독서교육이 전부라고 보아도 좋다. 도서관에서의 바람직한 독서교육이란 독서환경을 조성하고 어린이들에게 책과 독서의 즐거움을 가지도록 봉사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어린이들에게 책을 체험하게 하고 좋은 독서습관을 기르게 하기 위한 많은 도서관의 프로그램들은 학교교육과 같은 딱딱함도 없어야 하고, 오락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재미와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비록 오락적인 것처럼 보일지라도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어린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줄 수 있어야 하며, 즐거움 속에서 그 프로그램이 달성하려는 교육적인 목적도 달성하며 성취감도 맛볼 수 있어야 한다. 프로그램이 단순한 듯 하고 다양하지 못하다고 도서관의 어린이봉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 프로그램의 성공은 얼마나 어린이의 입장에서 그리고 어린이들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는지에 달려 있으며, 어린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는지에 달려있다.
2. 일본 도서관의 어린이봉사
토오쿄오(東京)에는 공공도서관이 약 350개관이 있다. 국립국회도서관, 도립도서관 3개관을 비롯, 23구에는 한 구에 적게는 7,8개관에서 많게는 18개관의 공공도서관이 있다. 이 많은 도서관들이 모두 대형도서관은 아니다. 작은 도서관 중에는 커다란 교실을 연상해도 좋을 만큼 작은 도서관도 있다. 그러나 걸어서 15분 이내에 도서관에 닿을 수 있도록 동네마다 도서관이 있어 접근이 용이하고, 열람석의 제공보다는 대출이 주가 되는 봉사이다. 그래서 어린이를 위한 참고봉사, 독서상담이 자연스레 이루어지고 있다. 정규적인 어린이 프로그램으로는 이야기시간(그림책 시간 포함)이 있으며, 계절이나 절기에 따라 독서회, 공작회(만들기), 칠석회, 크리스마스회 등이 운영된다.
1) 공공도서관의 어린이봉사
<히비야 도서관(日比谷圖書館)>은 토오쿄오 도립도서관으로 1971년에 지어진 삼각형 모양의 낡은 시멘트 건물이다. 황거 근처 히비야 공원 내에 있는 도서관으로 도심 한복판에 있기 때문에 평소에는 어린이들이 직접 찾아오는 일은 거의 없지만, 주말에는 가족들과 외출 나왔다가 들리거나 시내에 근무하는 부모들이 책을 대출해 간다. 그래서 어린이들에게 직접 봉사하기 보다는 어린이책을 연구하거나 어린이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과 기관을 위한 봉사가 활발하다. 다른 도서관의 어린이봉사의 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히비야 도서관의 어린이 부서에는 16세 이상과 어린이책을 연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료실과 열람실이 있다. 어린이열람실에는 9,000권 정도의 책이 비치되어 있고 그 중에 1,000권 정도는 중국어, 한국어, 영어 등 외국책들이다. 서고에는 희비야 도서관장서 30만 권 중 어린이자료가 13만 권이 소장되어 있다. 이 자료들은 폐기하지 않고 연구자료로 영구보존하고 있다. 지하 4층까지의 서고에 그림동화 뿐만 아니라 입체책, 잡지, 만화, 잡지부록까지 50년 넘는 자료들까지 수집되어 있다.
분쿄오구(文京區)에는 11개관의 구립 공공도서관이 있다. 마사고(眞砂)도서관, 오가이(鷗外)기념도서관, 혼고(本鄕)도서관, 고이시카와(小石川)도서관, 혼코마고메(本駒込)도서관, 수이도바타(水道端)도서관, 메지로(目白)도서관, 센고쿠(千石)도서관, 유시마(湯島)도서관, 네즈(根津)도서코너, 오오츠카(大塚)공원의 미도리(みどり)도서실, 그 중 마사고(眞砂)도서관이 중앙도서관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네즈(根津)도서코너를 제외한 10개관의 도서관에서 이야기시간을 열고 있다.
인구 37만의 코토오구(江東区)에는 11개관의 공공도서관이 있다. 코토오(江東)도서관은 코토오구의 중앙도서관 역할을 하고 있다. 코토오구에도 어느 곳이든지 걸어서 15분 이내의 거리에는 반드시 도서관이 있다. 코토오도서관은 빨간색 벽돌로 깨끗하게 지어진 4층 건물로 학교가 끝나고 자전거를 타고 와서 도서관을 이용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 도서관의 특징이라면 관장실은 따로 없으나 시각장애인에게 책을 읽어주는 방이 있다는 것이다. 점자책이 아닌 일반책을 읽고 싶은 시각장애인에게 자원봉사자가 시간을 예약하여 책을 읽어준다. 그리고 27년 전에 지어진 도서관을 몇 년전에 개축하면서 4군데의 녹음실을 만들었고, 이곳에서는 훈련받은 자원봉사자가 책을 읽어 녹음하여 시각장애인에게 빌려주고 있다. 1층의 어린이열람실에는 2만 권 정도의 책이 소장되어 있고 주로 초등학생들이 많이 이용한다. 열람실 안의 책상과 걸상, 커다란 소파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따로 마련된 이야기실에서는 매주 이야기시간이 열린다. 놀라운 사실은 코토오도서관에는 사서가 5명, 일반직원이 24명 있는데 모두가 돌아가며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이야기실은 어린이열람실 안에서 계단으로 올라가도록 설계되어 있다. 바닥에는 양탄자가 깔려 있고 앞에는 의자과 촛대가 놓여진 탁자가 있는 작은 방이었다. 은은하게 비춰줄 수 있는 조명까지 있어 이야기에 푹 빠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2) 어린이 전문도서관
<토오쿄오 어린이도서관(東京子ども圖書館)>은 1955년 츠치야 부인이 가정문고를 열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던 것으로부터 비롯한다. 공공도서관이 없던 시절이었다. 1958년 동화 작가인 이시이 모모코(石井桃子)씨가 합세하여 문고를 연결해 주는 가정문고 연구회가 만들어졌고 이 연구회를 통해 가정문고에 대한 잡지가 만들어져 전국에 배포되었으며, 1964년에는 이시이 모모코씨에 의해 <어린이 도서관> 이란 책으로 출판되어 큰 영향을 주게 되었다. 이로 인해 1970년 초에는 전국에 4,000 ~ 5,000 개 정도의 가정문고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미국에서 돌아온 마츠오카(松岡)씨가 마츠노미문고(松の實文庫)를 열게 되고, 1974년 이들이 힘을 합해 <토오쿄오 어린이도서관(東京子ども圖書館)>이란 이름으로 함께 활동하게 되었으며, 1997년 현재의 단독건물을 지어 이사 오게 되었다. 계간지 ‘어린이도서관(こどもとしょかん)’ 및 여러 종류의 도서를 출판하기도 하며, 이야기강좌, 어린이사서를 위한 강좌, 특별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16세 이상의 열람자와 이야기를 연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료실, 어린이 열람실, 사무실로 구성되어 있는 크지 않은 사립 어린이도서관이다. 어린이 열람실에는 6,500 여권의 책이, 자료실에는 10,000 여권의 책이 소장되어 있다.
1층에 있는 이야기실. 동화 속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예쁜 방, 마루바닥에 앞에는 빨간 의자 하나가 놓여 있고, 그 옆에는 작은 탁자위에 촛대가 놓여져 있다. 반대편의 스토브는 추운 겨울에도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6세 미만의 아이들과 학령기의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시간이 토요일에 두 번 있다. 가끔 밤이야기 시간도 갖고, 이야기를 듣기 원하는 엄마, 아빠들을 위한 이야기시간도 있다
16세 이상이 이용할 수 있는 자료실에는 어린이와 어린이책 연구를 위한 1만 3천 여권의 자료가 있다. 많은 것은 아니지만 수집하는데 정성이 들어간 중요한 자료이다. 특별히 50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일본국내의 수상도서 82권을 연도별로 배가해서 일본 어린이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뉴베리, 칼데곳, 안델센 등의 세계적인 상을 수상한 도서를 수집하고 옛날 이야기와 이야기 연구서 등의 이야기자료가 많다.
어린이 열람실, 서가에 책만 꽂혀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동화 속 주인공인 동물인형들이 예쁘게 장식되어 있다. 3살부터 중학생 정도까지 이용하고 있고, 장서는 공공도서관의 3분의 1 수준인 6,000권 정도라는데, 독서 동기를 유발하는 데는 5,000 ~ 7,000 권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고 한다. 책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꽂혀 있는 서가, 부드러운 분위기는 정말 책이 읽고 싶어지도록 만든다.
책을 읽을 때는 손을 깨끗이 씻으라고 하더니 열람실 구석에 화장실과 작은 세면대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서가를 이용한 터널, 그 터널을 지나면 양탄자가 깔린 특별한 작은 공간은 유아들을 위한 공간으로 그림책 서가가 배열되어 있다. 아이들의 특성을 생각하며, 어른의 생각에 아이들을 맞추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까지도 아이들에게 어른이 맞추어 가려는 배려가 구석구석 스며 있다. 일본에서는 1년에 5,000권 정도의 어린이도서가 출간되는데 그 중 200권 정도가 선정되어 도서목록이 만들어진다. 새로 나온 책을 구입하여 꼼꼼히 읽어본 후 신경을 써서 도서선정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가정문고 프로젝트 등을 연구하고 있다.
<국제어린이도서관(國際子ども圖書館)>은 2000년을 ‘어린이 독서의 해’로 정하고 그 해 5월5일에 일부 개관하였다. 다이토구(台東区)의 우에노(上野)에 있던 국회도서관 지부 우에노도서관을 개축하여 사용하게 된 이 도서관은, 메이지(明治)시대에 지어져 1990년 역사적건물로 지정되기도 했으며 쇼오와(昭和)를 거쳐 헤세이(平成)의 3대를 조화시킨 건축물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노인과 어린이가 하나됨을 뜻한다.
국제어린이도서관의 기본적인 역할과 서비스는
첫째, 일선에서 어린이봉사를 수행하고 있는 도서관의 활동을 지원하고 어린이출판물의 광범위한 조사와 연구를 지원한다.
둘째, 어린이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전하고, 도서관의 세계를 가까이 느끼도록 각종 서비스를 실시한다.
셋째, 국내외 어린이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오오사카 국제아동문학관(大阪國際兒童文學館)> 등 주요 관련기관의 소장목록을 통합하여 국내아동서의 종합목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넷째, 디지털 아카이브(아동서의 종합목록 데이터베이스, 디지털 화상, 기타 전문정보의 축적‧제공)와 디지털 뮤지엄(역사적 가치를 가진 그림책이나 귀중한 영상 등을 소재로 한 가상전시 프로그램을 구축‧제공)의 두 가지 기능의 전자도서관을 구축하는 것이다.
3) 어린이문고
일본에는 작은 어린이도서관의 역할을 하는 가테이분고(家庭文庫)가 거의 5,000개소나 있다. 동화작가, 전직교사, 일반 주부들에 의해 개설되고 있는 가테이분코는 공공도서관이 많지 않던 1970년대부터 발전하여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역할을 해왔다. 공공도서관이 많이 생겨나고 충분한 어린이봉사를 하고 있는 현재에도 어린이들이 즐겨찾는, 어린이들에게 책의 즐거움과 독서의 재미를 일깨워 주는 좋은 시설이다. 대부분 일주일에 한번 서너시간 개인의 집을 공개하여 자신이 수집한 어린이도서를 빌려주고, 이야기시간을 열어 이웃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캉가루문고>는 한 개인의 적극적인 활동에 의해 성취된 네리마구(練馬区)의 보건소문고이다. 토오쿄오의 네리마구(練馬区)에는 6개소의 보건소가 있다. 모자보건의 중심적역할을 하고 있는 보건소는 임신에서 출산, 태어난 아기와 엄마의 모자건강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정신건강을 위해 도서관을, 신체의 건강을 위해서는 보건소를 찾는 그들에게 도서관카드와 보건소카드는 생활의 필수품이다. 아기를 안고있는 엄마를 상징하는 캉가루가 보건소문고의 이름이다. 예방주사를 맞추기 위해 보건소에 데리고 오는 아기들은 아주 어리다. 그래서 캉가루문고의 자료는 아기들에게 생활을 교육하는 자료, 특히 만지고 행동하면서 느껴 알게 하는 자료, 위험하지 않은 헝겊책 등이 있다. 엄마들의 모임을 통해 헝겊책만들기를 교육하기도 하고, 네리마구의 11개관의 공공도서관과 함께 어린이도서 선정도 하고 있다. 네리마구에서 시작된 <캉가루문고>는 이웃하고 있는 스기나미구(杉並区)의 보건소에도 전파가 되었다. 또 스기나미구에는 학교 숫자만큼의 아동관(40개관)이 있는데 이곳에서도 아기와 엄마를 위한 프로그램과 이야기시간 등,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봉사를 활발히 하고 있다.
<카이즈카문고(かいずか文庫)>는 토오쿄오 동남쪽 치바시(千葉市) 사츠키가오카 주택단지의 공원입구에 놓여진 폐차된 두 대의 버스가 작은 어린이도서관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1970년대 후반에 주택단지가 조성되고 아직 도서관이 없던 시절부터 이 지역의 어린이들이 책과의 만남을 즐기던 곳이다. 이제는 공원 건너편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생겼지만 <카이즈카문고>는 아직도 아이들이 즐겨찾는, 도서관과는 또다른 즐거움을 아이들에게 주는 곳으로 그 존재가치가 있다. ‘치바시 문고연락협의회’의 회비로 운영되며, 매주 이야기시간을 열고 협의회를 중심으로 그림책 및 아동도서선정, 강연회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3. 일본 이외의 어린이봉사
1) 미국
미국 대도시의 공공도서관에서는 남녀노소를 위한 많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고 이미 소개도 잘 되어있으므로 생략하기로 하고, 1980년대 중반 인구 7만의 아이오와시립 공공도서관(Iowa City Public Library)의 독서프로그램의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물론 이 도서관에서도 매주 5,6회의 이야기시간이 열리고 있다. 오전에 두 번, 오후나 늦은 저녁에 두 번, 토요일에 한 번, 이런 정기적인 이야기시간 외에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전문 스토리텔러를 초청하여 이야기시간을 갖기도 한다.
‘나도 읽을 수 있어요!(Hear me read!)'는 여름방학 동안에 열렸던 프로그램이다. 어른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는 반대로 아이들이 읽는 것을 들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자원봉사자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어린이가 서가에서 읽고 싶은 책을 고르도록 도와주고, 고른 책을 읽을 때 옆에 앉아서 들어 주면 된다. 이 프로그램에 등록하면 자기가 읽은 책의 목록과 읽은 양과 독서시간을 매번 기록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동물모양의 스탬프를 목록에 찍어준다. 일곱 개의 동물스탬프를 받게 되면 기념패치를 주어 자랑스런 마음을 갖게 한다. 또한 원하는 사람에게는 방학동안에 읽은 책의 목록에 대한 증명서를 만들어 주어, 개학 후 학교의 읽기선생님께 제출하면 읽기의 단계를 올려줄 수 있도록 학교수업과도 연계하고 있는 독서프로그램이었다.
캔사스 주립대학의 독서캠페인 ‘어린이 독서학교’는 어린이들에게 부담도 주지 않으면서 스스로 독서할 수 있는 독서습관을 가지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작은 예산으로 많은 어린이들에게 독서학교에 참여하게 할 수 있다. 학교장과 사무원의 인건비, 수료증과 뱃지의 제작비 약간만 있으면 된다.
-우선 각 지역의 후원자(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독서학교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을 가장 가까이에 살고 있는 후원자와 연결을 해준다. 이사를 갈 경우에는 다시 가까운 곳의 후원자에게 독서학교에 참여한 어린이의 모든 자료를 보낸다.
-책을 읽은 후 후원자와 함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잘 읽었는지 확인을 받도록 한다.
-일년동안 읽고 싶은 책을 12권 이상 읽으면 수료증을 준다. 이 때에 균형있는 독서습관을 위해서 저학년의 경우는 적어도 12권 중 한 권은 다른 주제의 책을 읽도록 하고, 고학년은 세 주제 이상의 책을 읽도록 한다.
-4년을 독서학교에 참여하여 수료한 어린이에게 졸업뱃지를 준다.
그 결과 독서학교의 졸업뱃지를 받은 어린이는 자랑스럽게 달고 다니게 되었고 이 독서학교에 참여했던 어린이들은 부담없이 독서습관을 붙이게 되었다.
2)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살펴 본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봉사의 현황이다. 우선 파리는 총 20구로 나뉘어져 있고 박물관이 150여관, 공공도서관은 62개관이 있다. 그 중 어린이 전용도서관이 14개관, 어른전용도서관이 4개관, 나머지 도서관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공공도서관으로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도서관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어린이도서관은 <즐거운 시간 도서관(BIBLIOTHEQUE L'HEURE JOYEUSE)>으로 파리 5구에 위치한다. 솔본느대학 가까이에 있는 고풍스런 분위기의 이 도서관은, 1924년에 건립된 프랑스 최초의 어린이전문도서관으로 아동에 관한 책. 비디오. 카세트 등 다양하고 많은 양의 자료가 소장되어 있다. 그래서 어린이들도 많이 이용하는 것은 물론, 어린이를 위한 지침서, 연구보고서 등의 자료가 많이 소장되어 있어서 대학생이나 대학원생. 박사 등, 아동 연구가들도 자신들의 연구를 위해 즐겨찾는 도서관이다.
어린이를 위한 진정한 도서관봉사를 하기를 원하던 여성사서(Claire Huchet, Marguerite Gruny, Mathilde Serich)에 의해 만들어진 도서관으로, 1974년 증축하면서 유아전용실을 만들고 도서 이외의 비도서자료를 다양하게 수집하였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역사실은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생에 이르는 어린이들에게 봉사하고 있다. 특별히 이 도서관의 특수성이라면 ‘언어학의 역사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고대 로마어로부터 800여 종의 외래어 테이프와 6,160권의 책이 카세트와 함께 소장되어 있는 것이다. 개관시간이 평일에는 오후 3시 30분, 그래서 3시 이전에는 인근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의 견학시간으로 활용되며, 견학시간에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이야기시간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책의 즐거움 도서관(BIBLIOTHEQUE LA JOIE PAR LES LIVERS)>은 파리의 외곽에 위치하고 있다. 1965년에 세워졌으며, 임대주택지역의 공원 가운데 아름다운 건물이 마치 숲속의 아름다운 궁전처럼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의 주민은 대부분 유색인종에 맞벌이부부이며 삶이 빈곤한 편이고 분위기도 음산하다. 크지도 작지도 않으면서 지하 1층 지상 3층의 부드럽고 아름다운 원추형의 건물로, 도서관 안의 서가도 직선이 아니라 둥근 선을 이용하여 부드러움을 강조하고 있다. 가난하고 정신적 지체아들에게 푸근함을 주고 평등함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사서의 설명이다. 많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에게 오히려 더 세심한 배려를 함으로써 인간의 평등함과 안정된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푸근함을 주도록 도서관이 나서서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야기 시간, 그림책 읽어주기, 인형극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책의 즐거움을 주고 있다. 특별히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저녁 8시 30분에 이야기시간을 열어 어린이들 뿐 아니라 아빠 엄마 할머니 등 온 가족이 함께 이야기를 즐기도록 초대되고, 도서관이 마련한 다과회에도 참여하여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한다. 또 계절마다 도서관 안에 있는 책들을 공원으로 들고 나와 종류별로 예쁜 바구니에 담아 진열하여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읽도록 하며, 야외에서 이야기시간이나 책읽어주기, 게임 등이 벌어지는 ‘푸른하늘 도서관’이 문화행사처럼 열린다.
동네 도서관으로 15구에 위치한 <구텐베르그 도서관(BIBLIOTHEQUE GUTENBERG)>은 거리이름을 그대로 땄으며 공원 안에 있다. 우리나라에도 공공도서관이 공원에 접해있는 경우가 많지만 프랑스의 모든 도서관은 공원과 놀이터에 인접해 있다. 건축양식도 현대식이면서 아이들에게 거부감이 없다. 이 도서관도 다른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평일의 개관시간은 오후이며, 오전시간에 인근 학교에서 견학을 오게 되면 이야기시간을 열거나 인형극을 보여준다. 도서관 개관 중에는 단체열람이나 도서관 투어는 하지 않는다.
국립 아동도서연구소의 연구원들은 비록 작고 낡은 건물에서 일하지만 그들의 연구모습은 진지하고 적극적이다. 아동도서연구소에서 선정한 도서의 목록은 모든 도서관의 장서구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소르본느 13대학 교수인 뻬로(Charles Perrault)가 설립한 아동연구소(L'Institut International Charles Perrault)도 사립이긴 하지만 그 기여도가 높다.
3) 싱가폴
싱가폴은 아시아 문화의 용광로(Melting Pot)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아의 모든 문화가 공존하는 사회이고 그래서 그들은 다문화(Multi Culture)의 나라라고 말하고 있다. 중국민족이 약 85%, 그리고 말레이시아, 인도 등 아시아 각국의 민족이 모두 모여살기 때문에 아시아의 모든 문화가 특별한 색깔을 가지고 공존하기도 하며, 때로는 섞여서 새로운 특징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러한 다문화적인 특징이 싱가폴의 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고, 싱가폴도 아시아의 모든 문화를 포용하며 나름대로 아시아의 문화를 지키고 계승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 듯 하다.
도시국가라고 할 수 있는 싱가폴에는 국가도서관과 두 군데의 지역 도서관(Regional Library), 19개관의 동네도서관(Community Library)이 있다. 마을단위로 어린이들과 함께 숨쉬고, 어린이들의 독서생활을 유도할 수 있는 문고형의 작은 어린이도서관이 42개관이 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지만 도서관정책 모두가 국가가 관리하고 지원하고 있다. 또 재미있는 사실은 동네도서관은 대개 대형쇼핑몰이나 백화점형의 쇼핑센터 안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엄마와 함께 아이들이 도서관을 쉽게 찾아오도록 접근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도서관은 조용하게 앉아서 공부만 하는 곳, 그래서 한 쪽편에 위치하고 있어야 한다는 통념을 깨고, 쉽게 찾을 수 있고 생활의 일부가 되는 도서관이어야 한다는 뜻이겠다. 시장바구니를 든 채로 도서관을 찾을 수도 있고 도서관에 들렀다가 자연스레 시장을 볼 수 있는 일상생활의 일부분이 된 싱가폴의 도서관이었다. 물론 도서관자료의 대출 및 반납은 전도서관이 온라인화 되어 있다.
공공도서관(Community Library)마다 이야기실이 마련되어 있으며, 도서관의 형편대로 꾸며진 대개 30~40명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공간에 양탄자가 깔려 있다. 물론 이야기시간이 있을 때만 공개되는 특별한 장소이다.
4) 인도
2002년 11월에 인도여행길에 공공도서관의 어린이봉사를 둘러보려 했으나 공공도서관에서는 어린이봉사를 하지 않는다면서 Children's Book Trust의 어린이도서관을 소개했다. 아마도 인도의 유일한 어린이 도서관봉사의 현장인 듯 싶다. Shankar라는 사람에 의해 창설된 Children's Book Trust는 문맹률이 아직도 35%나 되는 인도에서 어린이도서를 출판, 판매하는 것이 주된 사업이며 부설기관으로 어린이도서관과 인형박물관이 있다. 어린이도서관은 일반열람실과 참고봉사실로 나뉘어 있으나 시설이며 봉사수준은 보잘 것 없어 보인다. 여러나라로부터의 국제그림그리기대회에 출품된 작품이라며 열람실 벽에 가득 붙여진 그림은 오히려 열람실 분위기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고 있다. 인형박물관은 세계 제일이라고 자랑할만큼 그 규모는 대단했고, 각국으로부터 수집해 놓은 인형의 수가 상당히 많았다. 그러나 인형의 숫자나 인형박물관의 규모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4. 맺는 말
(1) 도서관에서의 바람직한 어린이봉사를 하기 위해서는
i)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은 독서하기에 쾌적한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하며, 막연한 목적을 가지고 도서관을 찾는 어린이에게 구체적인 봉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어린이 담당사서는 아주 부드럽고 친절한 표정으로 봉사하고 자료찾기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ii) 어린이도서관은 책과 자연이 함께 하는 공간이며, 어린이사서는 책과 자연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iii) 어린이도서관의 장서는 어린이 스스로가 어떤 자료를 선택해도 좋을만큼 충분히 믿을만한 자료로 구성이 되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안전한 장소 안에서 자율적이고 자유롭게 자료를 선택하는 기회를 어릴 때부터 갖도록 훈련하는데 위험이 따르지 않아야 한다.
iv) 어린이사서들은 어린이자료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아울러 어린이에게 책의 즐거움을 주기 위한 방법을 찾는데도 어린이의 자리에 서서, 그들의 눈높이에 맞춘 관심과 배려를 배제해서는 안된다.
(2) 어린이 도서관봉사 프로그램 중 이야기시간이 가지는 의미와 효과는 매우 크다. 어린이봉사의 가장 전통적인 프로그램은 이야기시간라고 말할 수 있다.
i) 이야기를 들으면 책을 읽은 것과 마찬가지이고, 이야기를 통해서 즐거운 책의 세계, 독서의 세계로 어린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그래서 이야기를 ‘듣는 독서’라고 말 할 수 있겠다.
ii) 이야기는 단순히 즐기는 것만은 아니다. 이야기를 통해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도구이기도 하다. 옛날이야기나 그림책을 즐기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문화와 역사를 접할 수 있고, 이러한 이야기는 우리 보다 먼저 살았던 사람들의 생각을 전달받을 수 있고 또 나중 사람들에게 그 생각을 전할 수도 있다.
iii) 듣기는 모든 학습의 기본이 된다. 이야기를 통해 듣는 훈련을 할 수 있어서 즐겁게 이야기를 듣는 동안 상상력, 집중력, 창의력이 개발된다.
예전에는 할머니로부터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옛날이야기라고 하면 할머니의 전유물이라고 생각될 정도였으나 요즈음은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거의 없어지고 말았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이 맥이 끊어지지 않도록 아이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어 그 이야기를 즐길 뿐 아니라, 아이들이 자랐을 때 자연스레 다음 세대에 그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어린이봉사의 전통적인 프로그램으로 우리 도서관에서도 이야기시간을 받아들여 정착시켜야 하겠다.
<참고문헌>
김효정, 김승환, 한복희, 송영숙 공저. 독서교육의 이론과 실제(개정판). 한국도서관협회. 1999.
송영숙. 어린이도서관봉사의 확대를 위한 프로그램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81. 8.
송영숙. 일본도서관 어린이봉사의 현주소. 도서관문화(1999.1‧2 / 3‧4). 한국도서관협회.
송영숙. 국제어린이도서관 개관기념식 및 기념심포지엄 참가보고서. 도서관문화(2000.7‧8). 한국도서관협회.
최지혜(서울독서교육연구회 연구회원). 자료제공(2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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