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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길떠나는 아이 | 임정자 | 문학동네 어린이
하늘 선녀의 실수와 어머니가 무심결에 내뱉은 말의 독 때문에 영혼의 한 조각을 잃어버린 아이 물이는 자신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구렁이와 함께 마을에서 쫓겨나와 길을 떠나게 된다.
책을 똑같이 베껴 쓰게 하고 자신이 하라는 대로만 하면 밥벌어먹을 수 있다고 하는 글 가르쳐주는 집주인, 자기 자신을 재주 많은 아이라고 여기는 남자아이, 이 남자 아이로 인해 해침을 당하는 구미호 등을 만나며 여러 가지 일을 겪은 물이는 자신의 터진 솔기 옷을 지은 선녀를 만나게 되고 구렁이를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일만 팔백 올의 머리카락으로 옷을 지어야 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눈 먼 각시와 함께 옷을 짓는 물이가 되어 사람들의 옷을 하나 지어 줄 때마다 머리카락 한 올씩 받아 모은다. 불에 탄 구미호의 몸에서 나온 붉은 구슬을 가지고 들쥐로 변신하여 도적질을 해온 소금장수의 정체를 밝혀내고 자신의 고향 마을을 닮은 마을이 바라보이는 언덕에서 마지막 머리카락 한 올을 자신의 것으로 채워 마침내 구렁이를 제자리로 돌려보낸다. 구렁이는 사라졌지만 자신의 가슴이 꽉 찬 느낌,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동무의 소리에 두려움도 사라지고 세상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
불완전한 존재로 태어난 인간이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일을 겪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며 그 불완전함을 채워나가는 모습을 옛이야기의 형식으로 그린 책이다. 좀 무거운 인생의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삼신할머니 이야기, 구미호 이야기, 소금장수 이야기 등 각기 다른 옛이야기의 모티브가 적절히 섞여있어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다. 평가자 : 인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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