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화 | 김정희 | 사계절
- 현실적, 심리학적/초등 고학년 이상
- 시대적인 배경은 일제 침략 하의 근대조선. 아버지가 징용에 끌려가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고아가 된 국화는 외갓집에서 함께 살게 되나 외갓집도 끼니를 때우기 힘든 가난한 살림이라 국화는 산골짜기에 있는 기와집에 수양딸로 보내게 된다. 수양딸을 들이면 자식이 귀한 집안에 삼신할멈이 자식을 점지해 준다는 이유 때문이라 한다. 그러나 국화는 호랑이 같은 할머니와 해쓱하고 말이 없는 양어머니의 말이 좋아 수양딸이지 부엌데기나 다름없는 집안 일을 하게 된다. 허전하고 외로운 마음을 처마 밑의 은은한 풍경소리에 의지하면서.
이 글을 읽다 보면 그 시대의 여러 사회상을 엿볼 수가 있다. 신교육을 받은 며느리이나 엄한 시어머니 밑에서 자기 주장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는 그러나 순종적인 시집생활과 일제치하이지만 양반과 머슴이라는 신분의 구분이 분명하여 해방이라는 거국적인 큰 기쁨에도 신분평등의 희망을 가질 수 없다는 바우의 체념은 읽는 이로 하여금 앞으로 예견되는 격동의 정치·사회를 생각해보게 한다. 또한 같은 한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끄나풀이 되어 동족을 고문하고 약탈하는 갑성이, 고문으로 불구가 된 칠구, 돈을 준다는 미끼로 군수공장으로 가는 청년들, 총알받이로 징용되는 남자들. 비참한 식민지 생활 속에서 순박하고 인정이 많은 우리 한민족의 정서가 일부이기는 하지만 부정적으로 변화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사군자의 하나로 고고한 기품과 절개를 뜻하는 '국화'의 이름처럼 꿋꿋하게 지내온 국화는 청상과부가 된 며느리를 자유롭게 떠나보내고 혼자가 된 기와집 할머니의 곁에서 자손 노릇을 하게 된다. 만남과 이별 그리고 기다림과 희망, 체념 등 우리 마음에 다가오는 의미가 진하기만 하다.
(평가자 : 김화경 I 사무국 총무)
 김정희의 다른 책 보기
사계절에서 나온 다른책 보기
인터넷서점에서 찾아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