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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리야, 물가에 가지마 | 존 버닝햄 | 비룡소
- 존 버닝햄 글,그림/ 이상희 옮김/ 비룡소/ 2003.9.6/ 값8,000원
- 7세～초등 저학년
- 국내에 고정적인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존 버닝햄의 작품이 비룡소에서 새롭게 번역 출간되었다.
전체적으로 책을 일별하여 보면 별 특별하다고 할 것 없이 느껴지나 그림과 함께 천천히, 또 꼼꼼히 정독하다 보면 존 버닝햄이 대단한 작가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부모와 함께 바닷가로 피크닉을 온 셜리... “셜리야, 헤엄치기엔 너무 쌀쌀한 날이구나.”라는 대사로 시작되는 이 책은 책이 끝날 때까지 엄마가 셜리에게 던지는 말(잔소리)로 일관된다.
첫 장부터 버닝햄의 삽화는 심상치 않다. 비치 의자, 신문, 보온병, 뜨개질 꾸러미 등을 양손 가득 버겁게 들고 있는 엄마, 아빠에 비해 뒤에 서있는 셜리는 날아갈 듯 가볍다. 다음 장을 넘기면 바닷가에 와서도 집에서와 별 다를 것 없이 행동하는 부모의 모습이 왼편에 펼쳐지고, 오른쪽 면에는 벌써 바닷게 코앞까지 달려나가 있는 셜리의 뒷모습이 매우 대조적으로 그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그림을 칠한 물감 색도 부모 쪽은 전체적으로 흰색으로 밋밋하지만 셜리 쪽은 눈부신 푸른색이다.
엄마는 뜨개질을, 아빠는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물고 신문을 읽으며 끊임 없이 ‘셜리야, ○○해라’ 혹은 ‘○○하지 마’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우리의 셜리는...
벌써 바다 가운데로 배를 저어 나가 해적선을 만나고 죽음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가 해적들과 맞서 용감히 싸워 이긴 후 보물지도를 빼앗아 궤짝 가득한 보물을 찾아온다.
함께 바다로 나왔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부모와 아이의 대조적 심리 묘사가 매우 뛰어나다.
맨 마지막 장에서 엄마의 손에 이끌려 마지못해 집으로 돌아가는 듯한 셜리의 뒷모습에 마음이 아파오는 건 왜일까? 우리도 분명 셜리와 같은 시절이 있었을텐데, 어느 틈에 완벽하게 잊어버리고 늘 잔소리할 준비가 되어 있는 어른이 되어버렸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서글퍼진다.
-평가자 ; 김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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