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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의 마당 | 찰스 키핑 | 사계절
조지프의 마당 | 찰스 키핑 글 그림 | 서애경 옮김 | 사계절 | 2005
영국의 대표적 그림책 작가 찰스 키핑의 작품이다.
시무룩한 얼굴, 어떻게 보면 깊은 상념에 잠겨있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어찌보면 별 생각없이 불만을 가진 것 같은 소년의 얼굴이 표지에 그려져 있다. 조금 슬퍼 보이기도 한다. 이 아이가 조지프이다. 조지프의 마당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과 현실을 보여주려고 상징적으로 이미지화한 그림들이 심상치 않아 보이기 조차 하다.
조지프는 자연의 조화를 이해하지 못한다. 자연의 생명력과 자연의 이치에 익숙하지 못하여, 어울릴 줄 모른다. 조지프는 자기의 마당과 닮아있는지도 모른다. 삭막하며, 계절이 바뀌어도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며, 그저 벽돌 담, 나무울타리, 돌바닥, 녹슨 고철과도 같은 변화없고 자라지 않는 마음이다.
어느 날 이 낡은 고물을 조그만 나무와 바꿔, 돌바닥을 들어 내고 땅에 심으면서 마당은 생명력을 가지게 되고 살아난다. 그러나 살아있는 것과 어떻게 관계를 해야 하는지를 전혀 모르는 조지프는, 꽃이 사랑스럽고 아까워서 오히려 시들게 만든다. 계절이 바뀌고 해가 지나고, 차츰 조지프는 자연을 이해하게 되고 자연의 이치를 깨달아 가게 된다. 그리고 천천히 천천히 시행착오를 하면서 자연의 모든 살아있는 것들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알게 된다. 자연은 조지프가 자연과 어울리기를 배울 동안 참고 기다려 준 셈이다. 이런 말없는 교훈을 우리도 받아들이고, 우리 아이들에게 성급한 결과를 요구하지 말아야할 것까지도 가르쳐주는 책이다. 자연같은 자연스런 가르침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조지프가 얻은 미소를 얻게 해주어야 하겠다.
이 책 속에는 엄숙한 자연의 이치와 경건함이 있어서, 머리를 숙여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어렵기는 하지만 구태어 ‘초등학생이 읽는 그림책’ 시리즈라고 해야 했을까? 그리고 원문보다 지나치게 생략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주어가 잘려 나간 문장들이, 읽는 동안 자꾸 나의 생각을 걸고 넘어진다.
평가자: 송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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