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큐정전 | 루쉰 | 계수나무
우선 이 책이 초등 고학년도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는 간결한 문체로 잘 다듬어져 출간됨이 반갑기만 하다. 작품의 배경은 청나라가 무너지고 한민족을 중심으로 한 중국 최초의 민주주의 혁명인 신해혁명(1911)을 전후한 농촌으로 하층민이고 날품팔이인 아큐의 삶을 전기 형식으로 쓴 소설이다. 아큐는 특정인물로 묘사되고 있으나 읽는 이로 하여금 ‘어쩜 나도 아큐일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당시 중국의 민중을 지칭하기도 하고 시대를 초월한 불특정 다수를 상징하기도 한다.
아큐라는 인물은 근거 없는 향수와 망상, 남을 골리기 위한 자기 비하, 자기 합리화의 정신적 승리법의 달인이다. 약자에겐 비열하고 강자에겐 굽신거리고 모욕에 저항할 줄 모르며 주체성 없이 주변에서 서성이다가 희생되는 인물이다. 마을사람들 또한 이런 아큐를 멸시하다가 자신들의 이익이 된다면 이용하고 누명을 쓴 아큐가 처형장에 끌려갈 때는 나쁜 놈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식으로 무관심과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 개혁의 과도기와 열강의 무력에 대책 없이 맞서야만 하는 그 당시 중국사회의 부패된 모습을 희화화 했다.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며 남을 배려하지 못하고 자기반성이 없다면 그것이 곧 ‘아큐’가 아닐는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김화경(운영위원)-
 루쉰의 다른 책 보기
계수나무에서 나온 다른책 보기
인터넷서점에서 찾아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