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로우의 오두막-어린이를 위한 월든 | 헨리 데이빗 소로우 | 달리
헨리 데이빗 소로우 글/스티븐 슈너 엮음/피터 피오레 그림/김철호 옮김/ 달리/2003.5/8,500원
사실적/묘사적/초등 고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명문 하버드를 졸업했지만 부와 명성을 따르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와 월든 호숫가에 조그만 오두막집을 짓고 살았다. 그때부터 기록한 일기는 <월든>이란 책으로 만들어져 졌는데,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월든으로 엮어진 것이다.
소로우의 글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단순하고 소박한 생활의 소중함과 자연과 어루어져 살아가는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책이다. 소로우가 사랑했던 호수와 숲의 사계절의 모습이 인상주의 화법으로 풋풋하게 그려져 있다. 컴퓨터 게임의 빠른 움직임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림을 함께 보노라면 그 아름다움에 감탄사가 절로 난다. 하지만 실물보다 더 멋진 그림도 있을까? 소로우가 살았던 작지만 강력한 영향력을 끼쳤던 월든 호숫가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자연의 아름다움보다 자신의 삶에 진실하고 검소하고 소박하지만 내면세계의 풍요로움을 누렸던 그의 삶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이들은 이렇게 묻는다. “이 할아버지는 왜 이렇게 살았어요?” 정말 그는 왜 이런 삶을 선택했을까 되묻게 된다. 해가 뜰 무렵부터 해가 질 때까지 공상에 잠겨 있었다는 구절이 나오자 아이들이 잠잠하다. 어떻게 그렇게 시간을 보낼 수 있나요? 우리들은 너무 바쁜데. 어떤 아이는 이 책을 우리 엄마에게 꼭 보여주어야겠다고 한다. 하루 종일 놀고 싶어서.
하지만 소로우가 그곳에서 2년 동안 살면서 쓴 글인 <월든>을 보여주자 할 말을 잊는다. 작가와 엮은이의 공통점이 매일매일 일기를 썼다는 것이라는 글을 보며 떠들썩하던 아이들이 생각이 많아진다. “우리가 2년 동안 매일 일기를 성실하게 쓴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고 물어보자 저마다 “글을 잘 쓰게 되겠지요, 일기 쓰려고 생각을 많이 하겠지요, 좋은 일을 할 것 같아요...”라고 자신의 생각을 풀어낸다.
이 책은 <월든>의 극히 일부분만 추려서 엮어진 것이라서 소로우의 삶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데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간결하고 단순하게 그러나 풍요롭게 살았던 그의 생활을 보며 어린 아이들도 놀라움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이 사람에 비하면 너무나 많은 것을 가졌네요.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 지금처럼 많지 않아도 되나봐요.”
모두가 한 방향으로만 바쁘게 걸어갈 때 우리가 걸어가는 이 길이 옳은 길인지 멈춰 서서 생각해보게 한다. 과도한 물질의 소비와 욕심, 허세, 쓸데없는 근심. 그것에 마음을 빼앗겨 곁에 있는 자연으로부터 오는 즐거움과 행복을 놓쳐버린다.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책을 읽고난 느낌이 어떠하냐고 묻자 한 아이가 대답했다. “편안해요”
소로우가 원했던 삶을 그는 그의 글에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사람의 꽃과 열매를 원한다. 나는 사람에게서 어떤 향기 같은 것이 나에게로 풍겨 오기를 바라며, 우리의 교제가 잘 익은 과일의 풍미를 띠기를 바라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자연의 아름다움과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의미, 또한 매일 일기를 쓰며 자신의 삶에 성실하고 진실했던 소로우의 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평가자 / 정순재>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다른 책 보기
달리에서 나온 다른책 보기
인터넷서점에서 찾아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