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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시험 | 박선미 | 보리
◇ 욕시험 (평가자:임현경)
글: 박선미 / 그린이 : 장경혜 / 출판사 : 보리
2009.3.1. / 초등 3-4학년 / \8,500
이 책의 주인공 야야는 선생님의 딸이다. 그래서 항상 남을 의식하며 산다. 선생님 딸이라서 행동에 조심해야하고. 선생님 딸이라서 더 착하게 행동해야 한다. 안 그러면 “선생님 딸이 왜 저러냐?”하고 손가락질을 당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야야의 담임선생님은 수학 시험을 보기로 하고 시험지를 나누어 준다. 그런데 하얀 종이를 나누어준 선생님이 하고 싶은 욕이 있으면 다 적어보라고 하신다. 아이들은 서로 의아해 하며 얼굴만 바라보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욕시험”이라고 말씀하시며 하고 싶은 욕이 없으면 들은 욕이라도 쓰라고 하신다. 시험이라는 말에 아이들은 하나씩 적어 내려가기 시작한다.
야야는 그동안 어른들에게서 들은 욕을 쓰기 시작한다.
‘조개야. 박개야. 이개야.야 이손아. 이 삼시랑아. 이 바보야. 머시마야. 어바리야. 문디야.’
시험지를 제출한 그 날부터 야야는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 그 고민이라는 게 정말 아이답고 순수하다.
선생님이 욕 시험을 본 이유는 무엇일까?
선생님이 욕 시험을 본 이유는 아이들에게 욕을 쓰지 말라는 처방에서의 욕시험이 아니다. 아이들이 말하지 못하고 참고 있는 것을 풀어내주기 위한 효과라고나 할까. 선생님이 욕시험을 본 의도를 이렇게 말한다.
“너거들이 말로 하지 못하고 꾹꾹 눌러 참고 있는 기 뭔지. 너거들 마음을 어둡게 누르고 있는기 뭔지 그기 알고 싶더라, 이 시험지에 대고 욕이라도 시원하이 다 풀어 놓고 너거들 마음을 훌렁훌렁 씻어 버리라고 그랬지.”
요즘 아이들은 욕을 참 잘한다. 청소년 아이들이 지나가면서 저희끼리 수다스럽게 하는 대화를 들어보면 게걸스런 욕이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나온다. 마치 욕을 하지 않으면 청소년 세계에서 왕따라도 당하나 싶을 정도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아이들이 욕을 많이 해대는 것이 자기 속의 어떤 응어리를 표출해 내는 하나의 방법이었나 생각해 본다.
내 마음 속에 있는 어떤 응어리를 말로 표출하지 못하고 가슴앓이 하는 아이들과 읽어보면 그 가슴을 시원하게 만져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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