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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의 비밀 여행 | 마하엘 엔데 | 소년한길
- 이지연 옮김/2002. 8. 10./7.000원
- 공상적, 심리학적/3·4 학년
헤르만이란 아이는 부모님의 잔소리를 끊임없이 듣는 아이이다. 또한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지적과 꾸지람을 듣는 특별히 잘 하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친구들의 관심 대상도 아니다. 학교 가는 어느 날 아침, 헤르만은 길을 가면서 자기가 어떤 특별한 존재임을 상상 속에서 경험한다.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악당으로, 불 속에 뛰어드는 용감한 아이로, 왕뱀을 이기는 위대한 최면술사로, 엄마 아빠의 관심 밖이었던 헤르만이 돈 많은 백작부인의 양자로 들어가는 일, 첩보원의 비밀을 밝히는 일 등의 신나는 모험을 가상 체험하게 된다. 학교 가기는 이제 너무 늦었는데…… 그러다가 가상모험을 실제로 받아들인 헤르만은 낯선 낡은 집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시간여행자라는 할아버지를 만난다(사실은 술주정뱅이인 노숙자이다). 헤르만은 이 할아버지에게서 속임을 당한 뒤 깨달은 바가 있어 정말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이미 수업이 끝난 학교로 가보지만, 친구들은 여전히 자기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 비에 흠뻑 젖은 채로 힘없이 들어오는 헤르만을 보며 엄마와 아빠는 꾸지람 대신 여전히 헤르만을 사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어른들은 내 아이가 남 보다 나은 아이이기를 은근히 바란다. 다른 아이가 아닌 내 아이 본연의 모습을 바로 인정하고자 할 때, 더 나아가서는 내 아이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할 때 아이들은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품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랑이 숨쉬는 '가정'이라는 따뜻한 울타리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평가자 : 김화경 I 사무국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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