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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금파리 한 조각(A Single Shard) 1·2 | 린다 수 박 | 서울문화사
-김세현 그림/이상희 옮김/2002. 10. 25./7,000원
-역사적 성장소설
-고학년~청소년
고려시대 상감청자는 그 기법을 알고 있어도 똑같이 재현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이 책은 고아인 한 소년이 도예공이 되기 위해 험난한 여정의 길을 가는 과정을 독자로 하여금 마음으로 진하게 경험케 한다.
한 쪽 다리가 불구인 두루미 아저씨와 함께 걸인생활을 하는 목이란 소년은 구걸이나 도둑질을 하지 않고 나름대로 노동의 수고로움으로 하루 하루를 연명해 나간다. 가끔씩 줄포에서 가장 뛰어난 도공인 민영감의 진흙 빚는 모습을 훔쳐보면서.
우연한 기회로 민영감 밑에서 일하게 된 목이는 고되지만 하찮은 일을 하며 언젠가는 물레에서 직접 그릇 빚을 날을 손꼽아 보는 희망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이 시대의 도공 기법은 부자간에만 전해지는 전통임을 후에 알게 된 목이는 실의에 빠지나 단념하지 않고 혼자서 물레 없이 작은 인형부터 틈틈이 빚는다. 민영감의 청자는 궁궐 감도관의 눈에 뜨이고 마침내 목이는 민영감의 작품을 송도까지 운반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는다. 그러나 가는 도중 도둑을 만나 목숨처럼 여기는 청자가 산산조각이 나 목이는 죽을 결심을 하지만 깨어진 조각 중 상감무늬가 있는 그래도 큰 조각을 찾아내어 송도로 가지고 간다. 감도관은 목이의 참된 용기와 지혜에 그리고 상감청자의 아름다움에 탄복하여 궁궐에서 쓰일 청자 주문제작을 민영감에게 맡긴다. 이 기쁜 소식을 고향에 전할 일만 남은 목이의 앞에 가슴 아픈 일과 기쁜 일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이 작품에서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그 곳 생활만 해 온 작가의 청자에 대한 깊이 있는 역사적 연구 노력과 작가의 예술적인 풍미를 그대로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고단한 삶이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세상 그 자체를 읽는 법을 잊지 않는 목이 곁에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를 토론이나 이야기로 들려주는 아버지 같은 두루미아저씨의 숨은 몫이 큼을 느껴볼 수 있다. 훌륭한 예술 작품은 기법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하여 진정한 장인정신이란 어떠한 것인지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온 마음을 다하여서 그리고 온 영혼을 다 쏟으며 작품과 하나되는 마음으로 접근한 완성품에서 우리는 눈에 보이는 그 형상 너머의 참된 아름다음을 음미할 수 있지 않을까?
(평가자 : 김화경 I 사무국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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