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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루카 | 구드룬 맵스 | 풀빛
- 현실적, 심리적, 표현 풍부/초등 고학년 이상
- 개인적으로 구드룬 맵스의 작품은 그녀의 단편집인 <나는 너랑 함께 있어서 좋을 때가 더 많아>(시공주니어) 이후 <루카 루카>가 두 번째이다. 스타카토로 연주하는 악보처럼 통통 튀는 작가의 간결체 문장은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매력으로 다가오는데 이러한 문체는 작품이 늘어지지 않고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도 일조를 한다.
직업상 수많은 아동 혹은 청소년 도서를 대하며 심각하게 생각하게 된 것 중의 하나는 많은 아동작가들이 그들의 독자를 너무 어른 취급하거나 혹은 반대로 폄하하지 않는가 하는 문제이다. 열두 살 남짓한 주인공이 화자가 되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그 나이의 아이답지 못하고 지나치게 어른스럽거나, 그들의 심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여 유감스럽게 생각되는 책이 종종 눈에 띈다. 저학년 대상 생활 동화들 중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느끼게 되는 책들도 상당하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루카-루카>는 여타의 작품에서 보기 힘든, 그 나이에 걸맞는 탁월한 심리 묘사가 단연 돋보인다. 그 때문일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설레었다. 신선한 주제 때문에도 그랬지만 작품의 시점이 1인칭 주인공이어서 내 자신이 '파니'와 동일시되면서 그 책 속에 빨려들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평소에 전혀 관심이 없던 같은 반 남자아이 루카를, 함께 한 연극 공연 이후로 좋아하게 되는 파니! 그러면서 느끼게 되는 한 소녀의 행복, 기쁨, 가슴 벅참 등이 생동감 있게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야기는 늘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파니는 새로 전학온 하이너라는 남자아이에게 루카를 빼앗기게 되는데 파니의 하이너에 대한 질투나 루카에게 느끼는 섭섭함이 '아이답게' 표현되어 있다.
또 하나 주목하게 되는 인물은 파니의 엄마이다. 엄마는 딸의 사랑을 한 발자국 떨어진 옆에서 따뜻하게 바라보아 준다. 지나친 관심으로 아이를 힘들게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차가운 무관심으로 내버려두지도 않는다. 또한 루카의 마음이 변해감을 바라보며 힘들어하는 파니에게 그 시간을 단축해 주고자 일부러 노력하지 않는다.(아빠는 안절부절 못 하지만!) 딸로 하여금 어쩌면 그러한 고통을 철저히 즐기도록(?) 배려하는 듯하다. 이 또한 그 나이의 소중한 경험이기에...
이 책은 아름답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그런데 왜 제목이 '루카-루카'일까? 그 답은 책 속에서 파니와 루카가 서로 손을 뻗쳐 꼭 잡은 채 나란히 그네를 타는 장면에서 찾아보면 알 수 있다.
이성에 눈 떠가는 초등 고학년 이상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으로 작가 이미애의 <멋진 내 남자친구>(계림)와 함께 읽으면서 비교 토론을 해 보아도 좋을 것이다.
(평가자 : 김주희 I 사무국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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