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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디자인 한 마당의 이야기 할머니를 마치고
독서교육 연구회 회보에 보낸 글
2010/11/29 22:13
서울디자인 한마당의 이야기 할머니를 마치고.
나는 가끔씩 이런 자랑을 한다.
‘내 인생에서 아주 잘 한 것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야기할머니가 된 것이라고.’
독서교육연구회에서 교육을 받고 처음 용산도서관에서 이야기봉사를
시작했을 때의 벅찬 기쁨이 아직 생생한데 어느덧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 뒤 양천도서관 가양복지관과 어린이집 등에서 열심히 봉사를 하던 중 강화로 이사를 하게 되고 이야기에 대한 열정이 조금씩 식어 갈 무렵.
마침 안동에 있는 국학진흥원에서 이야기할머니를 모집해 교육있다는소식을 듣고 이야기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있게 알고 싶고 내 자신에게 재충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에 반가운 마음으로 선뜻 원서를 제출했다.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교육을 받던중에
국학진흥원으로 서울디자인 한마당의 서울체험 코너에서 이야기할머니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들어와 이야기 경험이 있는 사람 중 한 사람으로 선발이
되어 그 곳에서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런 큰 행사는 처음이라 설레기도하고 긴장도 좀 됐지만 같이 하는
박선생님이 든든하게 힘이 되어 주어 두 번째 날부터는 이야기에 신바람이
나기 시작했다.
그동안엔 이야기 대상이 언제나 어린이이었는데
이번 행사에는 어린이는 물론 중고등학생들과 대학생, 그리고 어른들 할머니 할아버지 까지 그 대상이 다양해서 이야기를 미리 여러 층으로 준비해 뒀다가 대상에 따라 맞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서울에 관련된 이야기는 미리 자료를 받았었기에 그에 맞게 준비를 하고
주로 사 대문 이름을 묻고 알려주었는데 의외로 사 대문의 이름을 다 아는 사람이 없었다.
<남대문- 숭례문, 동대문-흥인지문, 서대문-돈의문, 북대문-숙정문>
그 외에도 말죽거리, 왕십리, 안암교, 수락산, 망우리,
무악재 호랑이 이야기 등 서울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끝으로 옛날이야기 한 꼭지 하고 끝을 냈다.
이중에 안암교 이야기는 박성아 할머니가 구성지게 잘 해서 몇 번씩 들어도 재미가 있다.
어떤 날은 이야기가 재미있다고 안 가는 바람에 한 꼭지를 더 해주는 시간도 있었다.
20일이라는 기간이 처음에는 무척 길게 느껴졌었는데
기쁜 마음으로 하다보니 끝날 무렵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화에서 잠실까지 왕복 6시간을 차를 갈아타며 오가느라 몸은 좀 힘이 들었지만 정말 보람있고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옛날이야기는 아이들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번에 또 한 번 느꼈다.
오히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하는 것을 보며 어른이 되어도 동심은 마음속에 남아있다는 것을 알았다.
늙어도 동심을 간직한 채 산다면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 들으며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을 지닌 채 늙어 갈 수 있으니 이 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현재 진행 중인 국학진흥원 교육 열심히 잘 받아서 더 실력 있고 더 재미있는 이야기할머니가 되고 싶다.
이야기에 첫발을 내디디게 해주시어 이런 행복을 누리게 해주신 독서교육연구회 송교수님께 진심어린 감사를 드린다.
[출처] http://blog.naver.com/henu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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