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재   

커텐 밖으로 나온 아이

도서관에서 이야기체험 수업을 시작하던 날, 한 아이가 커텐 뒤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소개를  하는 게 쑥스러웠나 싶었는데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그 아이에 대해 대신 소개해 주었습니다. 남의 반에 가서도 떠드는 아이라고. 아무 말도 없이 씩 웃던 아이는 그 다음주 늦게 와서는 가방도 벗지 않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들 그림 그리는데 가방 메고 혼자서 이리저리 다니더니 어느 틈에 그렸는지 후딱 그린 그림을 제게 보여주었습니다. "아니, 언제 그림을 그렸니? 키가 커서 그런가 그림이 힘이 있고 참 좋다" 아이는 또 씩 웃더니 신이나서 갔습니다. 그후 아이는 한번도 빠지지 않고 이야기교실에 왔고 지난 주에는 커텐 뒤에서 나와 맨 앞에 자리 잡고 앉았습니다. 그러더니 그림도 그리고 이젠 글까지 멋지게 씁니다.
재미난 이야기가 아니었다면 빙빙 도는 그 아이를 어떻게 자리에 앉혔을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이야기잔치에 오랫만에 참석하며 그 즐거움에 다시 한번 빠져 보았습니다. "거울 보고 다시 연습할까 "라는 말에 이구동성으로 "거울 보면 안된다"고 답하는 것을 들으며 제가 너무 망가졌었음을 느낄 수 있었지요. 하지만 망가지면 어떻겠습니까? 이야기 하는 제가 즐겁고 듣는 이가 재미있고 이야기 덕분에 커텐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아이들이 있다면 계속 하고 싶습니다.
이야기잔치는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다음 달에는 더 많은 회원들이 와서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책고리 망가지다니요? 그건 부적절한 표현입니다. 다만 모두의 마음 속에 자신을 겉만이라도 이쁘게 보려려고 하는 욕심이 있어서 혹시 정순재 선생님도 그런가 하고 생각해서이겠지요. 나는 오히려 거울보고 연습했나보다고 말했었지요. 그렇지 않고야 '턱 긴 할머니, 아빨이 큰 할머니, 왕방울 눈 할머니'를 그렇게 잘 표현하며 이야기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거든요. 정말 즐거웠어요. 이야기듣는 동안.... 커텐밖으로 아이를 끌어낼 수 있는 정순재 선생님의 이야기, 가슴에 와 닿습니다.    2004/10/13 
송경애 으~~저 이번에는 죽쒔습니다....다음에는 열~~심히 연습해서 정순재 선생님처럼 다른 선생님들의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가보려고 맘 먹습니다..    2004/10/13 
임금신 선생님들 모두모두 넘넘 보고싶어요... 다음번엔 무슨일이 있어도 갈랍니다.    2004/10/13 
신미옥 선생님들 이야기 너무 잘 들었습니다. 항상 이야기 잔치에 다녀오면 느끼는 것이 있었지요.    2004/10/16 
송영희 모두 모두 즐거웠던 이야기잔치였습니다. 다음 달을 기대해 봅니다.    2004/10/16 
가족이야기잔치 한마당
제 63회 책고리 이야기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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