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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우리 음악, 풍물놀이체험
여섯 번째 맞는 올 여름의 『책고리 독서캠프』의 주제는 “신나는 우리 음악, 풍물놀이체험”이었다. 문경새재 근처의 충북 괴산군 고사리마을에 있는 이화여대 수련관에서 80여명이 1박2일의 캠프를 즐겁고 신나게 마치고 돌아왔다.
매번 캠프를 할 때마다 오가는 버스에서의 아이들의 태도에 감동을 받곤 하는데 올해에도 마찬가지였다. 특별히 말썽을 피우는 친구도 없을 뿐 아니라 자기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그 분위기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노래를 불러도 부를만한 노래를 부르고, 특히 이번에는 자기소개 시간에 이야기 한자락을 들려준 친구가 두 명이나 있었다는 것이 우리를 흐믓하게 했다. 적어도 우리가 교육시킨 아이들은 이야기를 듣는 즐거움 뿐 아니라 이야기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에 이어질 것이 틀림없다.
수련관에서 멀지않은 곳에 KBS 드라마였던 ‘태조왕건’ 촬영장이 있어 그곳을 먼저 견학하였다. ‘제국의 아침’ 촬영으로 관람이 제한된다고 해서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촬영이 거의 끝날 무렵이어서인지 시간에 쫒기면서도 이곳 저곳을 모두 둘러볼 수 있었고, 단역배우들이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배우들과 악수도 하며 즐거웠다. 비는 부슬부슬 오고 땅은 질퍽거렸지만 그런대로 좋은 시간을 가졌으며, 비를 맞고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면 어쩌나 걱정이었는데 모두가 무사히 넘어갔다. 수련관에 도착하여 배정된 방에 짐을 풀고 계곡물을 잡아넣은 수영장에서 잠깐의 물놀이로 아이들은 추위마져 느꼈고, 일곱 모둠의 이름짓기, 맛있는 저녁식사는 우리를 더욱 즐겁게 했다.
강당으로 모두 모여라! “신나는 우리 음악, 풍물놀이체험”이다! 귀가 멍멍할 정도로 신나게 흥을 돋구는 사물놀이 연주, 어깨는 절로 들썩거려지고 빠른 템포의 노래는 서양의 랩과 비슷하다. 한바탕의 사물놀이 연주가 끝나고 춤사위가 곁들여진 민요 ‘뱃노래’를 배웠다. 신나게 노를 저으며 ‘어허야 디야’를 노래하고, ‘이산 저산의 도라지꽃이 보랏빛으로 물들었다’고 흥에 겨워 노래했다. 몸풀기로 간단한 택견동작을 해보기도 하고, 전통놀이 강강수월래로 모두 기분이 고조되었다. 놀이를 통해 역시 우리는 신명과 흥을 아는 민족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Goodnight 이야기시간’이 되자 분위기를 바꾸어 아이들이 얼마나 집중해서 이야기를 잘 듣는지, 이야기하는 선생님들도 덩달아 신이 나고 이야기가 절로 잘 풀리는 듯 하였다.
다음 날 아침의 독서토론과 독후활동 시간,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뉘어 미리 읽어 온 책을 다시 한번 훑어주고 독후활동에 들어갔다. 과제도서는 아무도 모를거야 내가 누군지(보림), 사물놀이(길벗어린이),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창작과비평사), 큰 소리꾼 박동진 이야기(우리교육), 얼씨구 국악이야기 들어보세(산하), 마지막 왕자(푸른 책들)였다. 저학년(유아포함)들은 각자 얼굴을 그려 탈을 만들고, 고학년들은 몇 개의 모둠으로 나누어 자기의 생각들을 모아 신문이나 책을 만들었다. 시간이 모자라 안타까워하며 좀더 시간이 주어지면 더 잘 만들 수 있다며 열심이었다.
율동과 노래를 곁들인 간단한 소고춤을 배우고, 일곱 모둠별로 열심히 연습하여 경연대회 시간을 가졌다. 경연대회를 처음부터 신나게 열어 준 “신나는 풍물놀이패상” 너댓살의 꼬마들까지 열심히 하여 “꼬마 풍물놀이패상” 조원보다 선생님이 너무 열심히 했다고 해서 “선생님열심 풍물놀이패상” 노래소리가 거의 없이 춤만 열심히 추어 “소리없는 풍물놀이패상” 잘하는 사람은 아주 잘하는데 몇 명이 열심히 하지 않아 균형이 깨어졌다 해서 “뒤죽박죽 풍물놀이패상” 노래소리가 작아 “얌전 풍물놀이패상” 선생님도 조장의 말을 잘 듣고 조장이 팀을 잘 이끌어서 받은 “조장리드형 풍물놀이패상” 이렇게 해서 일곱 팀 모두가 수상하게 되어, 각자에게 소고가 하나씩 선물로 주어지고 독서수첩을 상으로 받았다.
1박2일의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체험한 ‘신나는 우리 음악, 풍물놀이’로 아이들은 또다시 오고 싶은 아쉬움을 남기며, 이번의 풍물놀이체험 독서캠프를 좋은 추억으로 머리 속에 입력시켰으리라. 어렸을 적 각인된 깊은 인상은 자라면서, 그리고 이 다음에 어른이 되었을 때 우리의 삶에 좋은 효과로 나타날 것임이 분명하다.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이 이런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며, 이런 일이야 말로 사회를 바로 이끌어가는 길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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