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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만이는 알고 있다 | 홍종의 | 디딤돌
◇ 구만이는 알고 있다 홍종의 글/ 이형진 그림/ 디딤돌 /8500원
전래적. 현실적 / 저학년
이 책 맨 앞쪽에 “자, 다들 모여 봐” 라는 시가 나온다. 그런데 그 시는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책의 내용을 에필로그 형식으로 안내를 해 준다.
‘밤똥’이라는 이야기는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다. 나도 어린 시절 우리 할머니한테 밤에 똥 누러 간다고 하면 “달구새끼한테 절하고 와” 하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얼마 전 국시꼬랭이 시리즈에서도 ‘밤똥참기’ 라는 책이 나왔는데 그 부분은 그 책과 비교해서 보면 좋을 듯 하다.
이 책의 주인공 구만이는 저녁마다 밤똥을 누러 간다. 그런데 화장실 가기가 무서워서 형 천만이를 깨워서 같이 간다. 하지만 형 천만이는 날마다 구만이 때문에 귀찮아하고 짜증을 낸다. 구만이는 그런 형을 또 깨울 용기가 나지 않아 엄마를 깨운다. 그리고 엄마와 함께 화장실을 가는데 구만이는 엄마로부터 자존심 구겨지는 이야기를 듣는다.
“구만아, 밤마다 똥을 싸면 안 된단다. 밤중에 똥을 안 싸려면 저 달구새끼에게 절을 세 번 하거라 ‘달구나 밤똥 누지. 사람도 밤똥 누나. 달구나 밤똥누지 사람도 밤똥누나’ 하란 말여”
구만이는 닭에게 절해야 된다는 생각에 자존심만 상하고 절을 하지 않는다.
다음날 밤. 구만이는 또 밤똥이 마렵다. 혼자 살살 밖으로 나와서 화장실을 가려다 말고 닭장의 닭을 쳐다본다. 그리고 수탉이 잠든 것을 확인하고는 조심스럽게 절을 한다. 무서움을 참고 볼일을 보고 있던 구만이의 귀에 갑자기 “꽈과광!” 하면서 천둥 벼락 치는 소리가 들린다. 후다닥 바지를 올리고 밖으로 나가 보니 ‘성황당’ 자리였던 고속도로에서 차가 교통사고가 나있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성황당이 있던 자리에서 가끔씩 차사고가 나는데, 수박 차, 생선 차, 과일 차, 달걀 차, 빵 차, 이번엔 돼지 차가 사고가 난 것이다. 사람과 차는 멀쩡하고 물건만 고속도로에 나뒹군다. 동네 사람들 말에 의하면 ‘서낭 할머니가 배가 고파서 그런다고 한다.
다음날 마을 사람들은 흩어진 돼지를 찾아 나선다. 구만이도 어른들 틈에 끼어 돼지를 찾아 나섰는데 명식이 형이 돼지 한 마리를 감추는 장면을 목격한다.
마을 사람들은 돼지 찾기에 열을 올리고 명식이 형과 구만이 사이에는 무언가 알 수 없는 ‘동지의 마음’과 ‘대립의 마음’이 공존 하면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산업 문명의 발달로 인해 우리가 잃은 것은 무엇이고 얻은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다.
(평가자: 임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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