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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쟁이 며느리 | 신세정글 | 사계절
◇ 방귀쟁이 며느리
신세정 글. 그림/ 사계절/ 2008년 10월 1일/ 9800원
그림책/옛이야기/ 유머러스
<방귀쟁이 며느리>는 방귀를 소재로 한 옛이야기로, <며느리 방귀>,<방귀로 도둑잡은 이야기>등 비슷한 얘기는 많이 있다.
하지만 이 그림책은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그림책의 그림이 주는 특별한 즐거움도 선사한다.
먼저, 이야기 전개가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되어있다. 입말체의 옛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판소리도 아닌 것이, 실제로 그림책에서 사투리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건 과감한 시도인 거 같다. 하여 요즘 아이들에겐 좀 생소할 것 같지만 할머니가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이야기의 맛깔스러움이 그대로 전해진다. 글의 조판방식도 세로쓰기방식으로 되어 있어 한글의 아름다움과 정겨움도 보여준다.
이 그림책 속엔 패러디장면이 곳곳에 숨어 있다. 첫 페이지에 등장하는 며느리의 자세는 신윤복의 <미인도>를 패러디했다. 며느리가 방귀라는 다소 민망한 소재의 주인공이긴 하나, 본디 어여쁜 자태의 여인이고 또 방귀는 보통사람이 생각하는 정도를 넘어서지만 우리나라 전통자수(명주화문수보)에 자주 등장하는 식물의 문양으로 묘사했다. 그래서 며느리 방귀뀌는 장면에서 전혀 밉지 않게 보이며, 오히려 미소를 지어내게 만든다.
그 외에 윤두서의 <친단타려도>, 김득신의 <야묘도추>, 이교익의 <휴식>등을 패러디하여, 평화롭고 따뜻한 옛사람들의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이 편안하게 이끌어 준다.
집안을 풍비박산 낸 방귀 때문에 며느리를 친정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마당에 떡 쪼끔 해서 보내는 시어른들의 마음이 밉지 않았고, 그 방귀 덕에 다시 부자가 되어 당당하게 방귀를 뀔 수 있었던 며느리도 귀엽기만 하다.
(평가자 : 강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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