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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배가 하얀 이유 | 구마다 이사무 | 문학동네 어린이
내 배가 하얀 이유 | 구마다 이사무 글, 그림 | 양미화 옮김 | 문학동네 어린이 | 2003. 12 |
초등 1,2학년 대상.
내 이름은 톰이에요. ‘내 배가 하얀 이유’ 궁금하지 않으세요?
나는 친구들과 약속을 했어요. 서로 힘을 합쳐 높은 나무에 열린 열매를 함께 따자고 말이죠. 그런데 늦잠을 자느라 약속 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게 나갔어요. 친구들은 내가 없어서 열매를 따지 못했고 그 사이 열매는 새들이 와서 다 먹어버렸어요. 친구들은 화가나서 가버리고 난 버림받은 고양이처럼 혼자 남겨졌어요. 내가 늦잠 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거든요. 만화영화보고 물고기먹이도 주고 장난감도 치웠고, 그림책도 봐야했고...
꿈도 많이 꾸어 잠도 푹 못 잤어요. 그래도 전 친구들 기분을 풀어 주려고 똑같은 나무 열매를 찾기로 했어요. 그래서 숲으로 들어가서 아주 힘들게 나무를 찾았어요. 난 헛간에서 찾은 긴 사다리를 가져다 놓고 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그리고는 열매를 잔뜩 따서 배낭에 가득 넣었어요. 그런데 내려가려는 순간 사다리가 넘어져버렸고 난 나무에서 내려갈 수가 없었어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모두 걱정하실텐데. 해는 점점 기우는데. 이 모든 게 내가 잘못한 거예요. 내가 약속을 안 지켜서 이렇게 된 거예요. 난 모두에게 정말 미안했어요.
난 용기를 내서 내려가기로 했어요. 주루루룩~ 쿵! 내 배는 털이 죄다 쓸려버렸어요. 그리고 며칠이 지나 털이 났는데 하얀 털이 난 거예요.
모리야마 미야코의 <노란 양동이>를 읽고 났을 때도 이랬다. 아기여우는 그토록 갖고 싶어하던, 하루만 더 있으면 자신의 것이 될 수 있었던 노란 양동이가 없어졌을 때 “괜찮아! 정말.”하고는 슬픔에서 스스로 벗어난다. <내 배가 하얀 이유>에서 톰은 높은 나무에 혼자 걸터 앉아 지난 일을 되돌아보며 “정말 미안해요.”하며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깨닫는다. <노란 양동이>의 아기여우와 <내 배가 하얀 이유>의 톰은 세상을 살아가며 한뼘씩 커가는 순수하고 착한 우리의 아이들을 닮았다. 그래서 이 두 주인공의 마음이 더욱 예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평가자 : 지은희(책고리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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