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슬픈나막신 | 권정생 | 우리교육
슬픈 나막신 ｜권정생 글 ｜우리교육 ｜2002년 8월 ｜7000원
일본과 미국이 태평양 전쟁을 하고 있을 당시 동경의 변두리 혼마찌 마을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이 마을은 먹고 살 길을 찾기 위해 일본으로 들어온 조선인들, 배를 굶주리며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일본인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는 곳이다. 가난하지만 자존심을 갖고 살아가는 준이네 가족, 날품팔이를 하는 아버지와 술장사를 하는 엄마와 사는 분이. 약간은 모자란 듯한 용이. 이들은 모두 조선인들이다. 또, 일본 아이들 하나꼬, 에이꼬, 미즈꼬, 카즈오, 키누요. 고아원에서 뽑혀 와 조선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와 함께 사는 양녀 하나꼬. 혼마찌 마을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어우러져 산다.
조선인들은 먹을 것이 없어서 돌아다니는 개를 잡아먹기도 하고, 누가 버렸는지 모르는 썩은 고구마를 주워 구워 먹기도 하며 곰팡이 핀 빵 부스러기를 먹기도 한다. 일본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계속되는 전쟁으로 인해 배를 굶주리며 병들어 죽어가는 에이꼬 아버지와 에이꼬,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살아가는 키누요, 고아원에서 뽑혀와 남부러울 것 없이 잘 입고 잘 먹고 살지만 돌아가신 친부모와 고아원에서 헤어진 다섯 살배기 동생 생각에 잠 못 이루는 하나꼬. 이들은 모두 전쟁의 피해자이다.
일본인들은 일본이 전쟁에서 승리하길 기도하고, 조선인들은 일본이 패망하여야 조선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린이들은 남을 짓밟고 나만 잘 살겠다는 삐뚤어진 어른들과는 다르다. 준이와 하나꼬가 종이 인형을 만들어 놓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기도하듯 전쟁이 빨리 끝나기만 기다린다. 지금은 슬픈 나막신이지만 ‘쨍’ 하고 맑은 날이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전쟁을 겪었던 작가 권정생의 어린 시절 삶이 녹아 있는 가슴 절절한 과거가 사실적으로 나타나 있으며,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는 일본인과 조선인들 사이의 심리 묘사 또한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고학년 어린이들에게 읽혀볼 만한 책이다.
평가자 : 송영희 (총무)
 권정생의 다른 책 보기
우리교육에서 나온 다른책 보기
인터넷서점에서 찾아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