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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나무 우리 집 | 고은명 | 창작과비평사
- 현실적/고학년 이상
- 많은 제사와 명절은 물론이요 어른들의 생신도 큰 행사로 치르는 연하네 가족은 방이 열 개나 되는 한옥집에서 다른 세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제사 음식에 큰 관심을 보이며 한 몫 거드는 연하를 볼 때마다 '연하가 아들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의젓하고 믿음직스럽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던 연하. 그러나 학교에서 '여자 대 남자'의 싸움에서, 지은이 아빠의 아내를 배려하는 음식 솜씨에서, 그리고 직장과 집안 살림을 함께 하는 슈퍼우먼 같은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연하는 여자의 불공평성에 대해 눈이 뜨이게 된다. 여자의 삶은 누구와 결혼하느냐에 달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 책은 여자로 산다는 것, 남자로 산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그러나 성차별에 앞서서 우리는 사회적으로 가난 장애 등 기타 다른 많은 점에서 평등하지 못한 여러 경우를 보고 겪게 된다. 가난한 수현이 가족의 불행을 온 이웃이 함께 걱정하는 것 하며 음식 장만에서 동네 청소까지 내 것 네 것 가리지 않는 정겨운 모습에서 성차별 운운하는 것보다 궁극적으로 함께 살아가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아이의 눈높이로 제시해 주고 있다. 과거와 현재 풍속에 대한 넘나듦을 통해서 페미니즘적인 주제를 자연스럽게 표현한 이 책은 부드러운 입말체 문장으로 쓰여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가 있었다.
(평가자 : 김화경 I 사무국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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