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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DNA | 양인자 | 바람의아이들

우리들의 DNA, 양인자. 바람의아이들, 2019.

믿고 읽어보는 ‘바람의 아이들’에서 출간한 청소년도서이다.
그러나 책 한 권을 주욱 다 읽어나가면서 마음이 몹시 편치 못했다.
도대체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청소년의 마음으로 어른들을 욕하고 싶고, 대들고 싶다.
왜 어른들은 그래야만 할까?
경쟁, 그것도 선의의 경쟁이 아닌, 비뚤어지고 옳지 않은 경쟁을 아이들에게 강요한다.
사회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한창 정의롭고 불의를 배척하는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것만 보여주는 사회다. 도대체 이 책이 청소년들에게 읽힐 책인가? 비뚤어진 어른들에게 반드시 읽혀야 할 책인 것 같다. 이미 비뚤어진 어른은 이 책을 읽어도 반성할 줄 모를지는 모르지만….
어른들이 가진 잘못된 DNA를 우리 아이들에게 전하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그래도 청소년들이 사회의 부조리 속에서, 그 부조리에 물들지 않으려고, 자신들의 삶을 옳게 지켜내려고 반항하고 노력하는 것이 대견하고 안쓰럽다. 여섯 꼭지의 단편소설 속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자신의 삶을 지키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에서, 희망이 보이지 않는 불편한 마음을 달래고 그들의 모습이 희망이라고 억지를 써보는 심정이다.

-심연 속에서 둔한 움직임의 물고기처럼 소리 죽이고 살던 아이가, 물살을 거스르고 심호흡하듯 불의를 거부하는 이야기 “심연의 물고기, 하늘거린다.”
-괜찮다는 한 마디가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주고 채워준다는 걸 깨닫게 되는 “그 한마디.”
-교복을 찾으러 가다가 5·18민주화운동의 현장과 맞닥뜨리게 된 “꽃잎이 된 교복.”
-해외여행을 꿈꾸며 모아보던 15달러, 그 달러를 환전해서 노동자 정리해고로 굶게 되는 사람들에게 작은 돈이지만 송금하고 마지막 희망으로 남겨놓은 1달러를 손에 꼭 쥔 채 교문을 들어서는 “일 달러, 움켜쥔 희망.”
-공부밖에 모르는 언니가 공부를 하겠다고 고시원으로 가서 엄마 아빠를 쓸쓸하게 만드는 걸 보면서, 어떤 게 맞는 건진 모르지만 자기는 엄마 아빠 곁에 딱 붙어있어야겠다고 다짐하는 “굽은 소나무.”
-아버지의 장례 때에도 억척같이 장사를 쉬지 않는 엄마가 욕을 듣는 게 슬프기도 하고 아프기도 해서, 욕하는 아줌마들에게 우리엄마한테 왜 그러냐고 쏘아붙이고 엄마가 내 등짝을 후려치며 했던 말들을 똑같이 동생에게 악을 쓰며 내 뱉는 “DNA.”
결국은 DNA를 물려받은 것일까? 나쁜 DNA는 물려주지 않아야 할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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